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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찮은 '사용후핵연료'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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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1-2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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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를 위한 지역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위원회'로부터 경주지역 의견수렴 용역기관으로 지정된 동국대 경주캠퍼스 갈등치유연구소가 벌인 조사 결과를 보고 시민들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 결과를 보면 경주시민의 70% 이상은 공론화 논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가 밝힌 조사 내용과 과정을 보면 삼척동자도 웃을 지경이다. 우선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경주시민 504명(원전 주변지역 200명, 주변외지역 3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48.7%는 사용후핵연료 저장공간이 포화상태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사용후핵연료가 어떻게 관리되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대답이 50.2%에 달했고, 48.7%는 저장방식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거나 거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필요성에는 71.9%가 '긍정적'으로 답했고, 56.2%는 공론화 논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마디로 설문조사에 응한 시민들 상당수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에 대해 평소 관심이 없거나 생각해 본 바가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지역민들에게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지역민들 또한 중·저준위처분장 유치로 고준위처분장에 유치에 대해서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의 설문 결과와는 유독 다른 결과가 눈에 띈다. 바로 용역의 주목적인 공론화와 관련한 결과가 그것이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필요성에는 71.9%가, 공론화 논의에 '참여할 의향에는 56.2%가 있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이 결과를 보면 상당부분 모순이 발견된다. 사용후연료 저장공간이 포화상태에 있는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저장방식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절반도 넘는 상황에서 유독 공론화 필요성과 참여의향을 가진 사람들은 70%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우리는 설문조사의 오류에 대해 종종 보아왔다. 특히 설문 문안의 표현에 따라 얼마든지 조사자의 의향이 반영되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설문조사의 맹점을 여러 번 보아왔다. 이번 조사의 결정적인 오류는 중·저준위방폐장이 들어선 경주에는 특별법에 따라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이나 중간저장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내용을 시민들에게 설명하지 않고, 단순히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진데 있다. 결과도출에 목적을 두고 이뤄졌으며 대학교수들이 실시한 설문조사로 보기에는 객관성이 결여된, 함량미달이라는 점을 나타낸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와 갈등치유연구소가 공론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증명하는 결과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동국대 지역갈등치유연구소가 오히려 지역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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